추억의 노래가 불러온 아이들 교육의 고민, 젝스키스 학원별곡
10대 때 가장 좋아했던 아이돌 가수는 젝스키스다. 여섯 개의 수정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젝스키스를 줄여서 젝키라고 불렀다. HOT의 대항마라는 콘셉트로 처음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젝키 1집부터 은퇴하기 전까지 모든 테이프를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콘서트 비디오 테이프도 있었다. 왜 이렇게 좋아했는지 모르겠다. 여자 아이돌은 핑클을 좋아했다. 나의 좀 이상한 성향 때문인지 몰라도 HOT, SES보다는 젝키, 핑클을 더 좋아했다.
젝스키스가 타이틀곡으로 가지고 나온 노래가 '학원별곡'이다. 노래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대부분 '백다운' 춤은 기억할 것이다. 이 노래에서 중간에 백다운이라는 춤을 추는데 그 당시에는 충격적이었다.
학원별곡 노래를 열심히 외우고 다녔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가사가 공감이 많이 됐기 때문이다. 학교 교육 및 사교육의 문제점을 말하는데 그때 나는 많은 공감을 했던 것 같다. 약간 비뚤어진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성격 때문에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노래를 들었는데 지금이나 예전이나 교육 방식은 크게 변한 것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과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됐다.
항목 | 내용 |
노래 | 학원별곡(學園別曲) |
가수 | 젝스키스 |
발매일 | 1997.05.14. |
작사/작곡/편곡 | 박기영/이윤상/이윤상 |
1) 교육 방식의 유사점
음악 미술은 저리 미뤄두고
국, 영, 수를 우선으로 해야
아리 아리 아리 인정받고
일류 대학으로 간다
소리가 나지 않는 전화처럼
난 아무 표현 없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학교종이 땡 하고 울리면서
우리들의 전쟁은 다시 시작된다
지금도 국, 영, 수를 중점으로 공부한다. 우리 딸도 그렇다. 가장 기본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때와 지금이 다른 점이 있다면 음악, 미술도 많이 배운다는 점이다.
요즘 부모들의 생각은 많이 달라졌다. 음악, 미술, 체육 등 예체능도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꿈을 위해 준비하는 아이도 있겠지만 다양한 경험을 위해 배우는 아이도 있다. 나도 우리 아이들이 악기 하나 정도는 배우고 운동도 잘하고 미술에 대한 조예가 있기를 바란다. 그게 삶에 풍성함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예체능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능에 도움이 안 되는 과목은 비중을 줄인다고 들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게 더욱 심해지고 결국에는 국, 영, 수와 수능 점수를 위한 공부로 바뀌는 것 같다.
노래 가사처럼 국, 영, 수를 우선으로 해야 하는 점은 비슷하지만 그때와는 다르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점은 사회 인식이 느리지만 변화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다.
2) 부모로서 고민
만일 영어 시험에서 백점을 맞는다고
아메리카 맨과 말이 통하나?
우리 가르치는 선생님은 그렇게 하나?
나는 모르겠다! 알고 싶은 것이 많다!
학원별곡 가사 중 가장 공감되는 가사다.
최근 고등학교 지필고사 문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진짜 어렵다고 생각했다. 이걸 푸는 아이들이 대단하기도 했고 가엽기도 했다. 여전히 바뀌지 않은 영어공부에 안타깝기도 했다.
나도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 영어를 배웠지만 외국인 앞에서는 한마디도 못한다. 학교에서 배운 건 'How are you?', 'I'm fine thank you'가 가장 익숙하다. 학교에서 맨날 영어문법책만 붙잡고 있었기에 지금도 영어 앞에서는 울렁증이 생긴다.
지금 아이들은 문법, 회화 모두 잘하겠지만 영어 교육의 방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영어 공부를 가장 많이 해도 대화를 못하는 우리가 될 거라 생각한다. 아닐까? 그저 내 주변에서는 그런 학생을 못 봐서 그런 걸까?
수능을 위한 문법과 독해 중심의 공부는 영어에 대한 즐거움, 두려움 극복과는 거리가 멀거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무엇이 정답인지 모르겠지만 몇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는 걸 보면 사회 분위기가 바뀌어야 교육도 바뀔 것 같다. 희망적인 건 느리지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아지고 있다는 점에 위안을 삼으며 나도 고민해 본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쉽지 않은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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